
제가 무서워하는 게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고정 마인드셋입니다. 제 스스로 어떤 고정관념에, 어떤 프레임에 휩싸일까 두렵기도 하지만 그러한 사람들과 조화롭게 공존하는 일이 두렵고 또 어렵다 할까요.
자극적이거나 일부로 어그로를 만드는 영상에서야 미성숙한 시각이나 편향에 치우친 댓글들이 난무하는 게 이제 이채로울 것도 없는 일입니다만 인문 철학, 사회 과학을 다루는 콘텐츠에도 자칫 똑똑한 척 콘크리트와 같은 사고 정립자들의 댓글들을 보면 무섭기까지 합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아부다비의 탄소 중립 건물들을 다룬 다큐를 보는데, 역시나 댓글 감상의 유혹을 피할 수 없죠. 남녀, 세대 편 가르기와 같은 숏폼들 다 놔두고 굳이 이런 영상까지 50분 동안 보고는(내용이 내용이니만큼 어느정도 지적 호기심이 있는 사람들이라 유추합니다만) 정성스럽게 달린 댓글들이 기대를 벗어나지 않고 가관입니다.
"우리나라 기후상 저거 전혀 불가능하다."
"태양광 저거 물 엄청 든다던데 현실적이지 않다."
"저긴 더운 것만 신경 쓰면 되니까 그렇지 우리나라에선 오히려 안 좋다."
그나마 완곡하게 표현한 수준의 댓글이 저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 들여올 탄소 중립 건축 기술을 소개하는 영상도 아니고, 척박한 기후의 아부다비에서 첨단 기술을 이용한 건축 사례를 보여주는 내용임에도 어찌도 이리 많은 사람들이 '위협'을 느꼈는지 의아할 따름입니다. 네, 위협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혁신에 대해서라면 유난히 부정은 거세집니다. 자신의 유식함과 경험을 토대로 우월감을 취득하기 가장 강력해 보이는 '부정'의 형태로 선보임으로써 행여 이를 보는 다른 몽매한 사람들이 현혹되지 않기를 바라며 쓴 정성스런 댓글들 하나하나가 애처롭기 그지없습니다.
아마도 이 사람들은 딱히 극단적 정치 성향이나 비상식적 편향의 사람이 아닐 뿐더러, 상식과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아닐 것입니다. 일상에서 쉽게 마주하는 사람들이고 아마도 함께 일하거나 일해야 하는 사람들일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통찰 아니, 시사하는 바라해도 좋습니다. 어떠한 정황과 아이디어에서 우리는 그 허점을 채근하기보다 그것에서 얻을 수 있는 실리의 '구조'를 떠올릴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그것을 응용할 수 있는 사고를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자기 보호로 발현된 이 일련의 부정의 반응들에는 거시적 시각과 응용 사고력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생기는 더 깊은 고착이 야기됩니다.
부정을 부정하는 또 다른 부정의 마음이라 저도 편한 마음은 아닙니다만, 여러분도 저의 부정을 바라보며 반면교사로 구조적 사고를 해 보면 어떨까요.
"사람들은 보호 기재를 이러한 형태로 발현하는 근원적 이유는?"
"어디에서 저 사람들은 자기 존재를 입증받지 못하기에 온갖 것에서 다 부정을 언급하는 것에 이르렀을까?"
"저들을 위협하지 않고 무언가를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고정 마인드셋에 갇히지 않기 위해 어떻게 수련하고 있나?"
앤드류와이어스
김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