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더 늦기 전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를 내야 하지 않을까?
얼마 전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Z플립5, 갤럭시Z폴드5 제품이 출시되었습니다. 출시 전후로 여러분의 뉴스미디어에는 스마트폰 관련된 기사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꽤나 노출되었을 겁니다. 관련 이슈들을 부풀려 낸 기사만 해도 수십 건이 넘었고요. 몇 주 동안 수많은 뉴스에서 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아이폰의 대치는 첨예했습니다. 쿼터 실적으로 경쟁사의 미래를 암울하게 내비치는 기사들도 유난히 많이 나왔고요. 세대, 문화와 관련된 기사들은 특히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기사화된 이슈 중 하나는 뉴진스가 한 음악방송 엔딩에서 '무려' 20초나 아이폰을 광고했다는 '도를 넘은' 간접 광고의 실태를 고발한 기사들이었습니다.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대체 그 누군지 모를 누군가의 의견을 빌어 쓰며 기사들이 개진되었죠. 댓글들도 매체 성향에 따라 역시나 극과 극을 달렸습니다. 나라가 망한다느니, 삼성이 나라에 이바지한 게 얼만데 이렇게 미국 제품을 광고하냐느니, BTS는 삼성폰 광고하며 애국하는데 같은 하이브 계열에서 양다리를 걸쳤다느니, 돈에 눈이 먼 아이돌의 실태라느니, 한국을 대표해서 해외로 진출할거면 당연히 한국 제품을 광고하라느니와 같은 과격하거나 황당한 말이 난무했고 이에 반해 그게 갤럭시였으면 저랬겠냐, 다들 해외 명품 입고 방송 나오는데 그럼 다 남대문시장 가서 사입고 음악 방송 나와야 하느냐, 뮤직비디오서 나온 컨셉을 구사한 것인데 문해력이 그렇게 없냐, 애플 마크가 카메라에 보이지 않았는데 무슨 소리냐와 같은 부정 의견도 많았습니다. 어도어로서는 당연히 치밀하게 '계획된' 퍼포먼스였겠습니다만 애국 프레임으로까지 번지는 이슈는 다시한번 여기가 삼성의 나라라는 것을 환기시킬만 했지요. 물론 그것도 잠시, 빌보드 1위와 롤라팔루자에서 7만 '서양인'들에게 국격을 지킨 아이돌로 다시 언론에 포장 일색이 되었지만요.
급기야 '뉴진스 뮤비를 갤럭시Z플립으로 찍어봤다'와 같은 기사(링크)도 나왔습니다. 삼성전자 입장으로서는 여간 애가 타는 노릇이 아닐 수 없었을 겁니다. 두 브랜드의 마케팅 전쟁을 불구경하듯 보는 입장에서는 사실 뉴진스의 애플 마케팅 아니, 애플의 뉴진스 마케팅은 절묘하다고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애플에서는 아직 가을로 예정되어 있는 아이폰15가 나오기도 전에 아이폰14로 하필이면 갤럭시의 신제품이 출시하는 타이밍에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를 낸 겁니다. 이 뮤직비디오를 활용한 광고는 아이폰15가 출시되는 시점에 진행되는 것보다도 애플에게는 훨씬 더 큰 이익을 가져왔을 겁니다. "14로도 이 정도인거야."를 반증하며 15의 기대감을 견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의 틀을 다 깨부수고 있는 뉴진스가 여러 레코드를 다 갈아치우며 가장 비상하는 '타이밍'을 업고가는 효과가 톡톡했죠. 갤럭시도 1020세대에 어필하기 위해 이 힙함을 가지려 갖은 노력으로 전세계의 수많은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 캠페인을 벌이지만 뉴진스의 이 '형식'에서는 마치, 어느 댓글 마냥 "I don't give shit, It's Newjeans!" 라고 비웃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삼성에게는 미안하지만 단지 마케팅 차원으로만 보자면 애플의 압승으로 보입니다. 아이폰15를 내기도 전에 말이죠.
서이초등학교 사건으로 대두되고 있는 학부모 교권침해 민원 사례 모음에는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선생님, 아이폰 쓰지 마세요."
안그래도 아이가 아이폰을 사달라고 조르는데 선생님의 영향이 미칠 수 있으니 자제해달라는 겁니다. 요즘 스마트폰을 처음 소지하는 시기는 대략 7세에서 8세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학교를 들어가는 시기지요. 처음 아이 손에 쥐어주는 소위 '키즈폰'이라는 것은 자녀 감시를 위한 각종 기능 제약이 많고 갤럭시 A,M등 하위 라인업 기반인지라 플래그십 모델에 비해 성능도 떨어집니다. 아이들이 갤럭시를 '후진 폰'으로 인식하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였던 거죠. 아이들이라고 성인 보다 '덜한 성능'이어도 충분하다는 생각은 오산입니다. 오히려 플래그십 모델의 기능을 절반도 활용하지 못 하는 성인에 비해 디지털 네이티브인 10대들의 활용도가 더 높으면 높았죠. 아이폰에서만 사용하는 에어드랍, 아이메시지, 페이스타임도 아이들 간의 집단을 나누는 양식이 되니 '아이폰 안 쓰면 왕따가 된다'로 부모들을 협박하는 아이들도 근거가 없는 투정은 아니었을테고요. 한국 10대의 아이폰 선호도는 세계 평균보다 높다고 하죠.
"갤럭시A와 S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모두 다 갤럭시일 뿐입니다."
갤럭시A,M,F 등 저가 모델은 OEM(위탁생산)을 넘어 ODM(제조업자개발생산)이 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삼성은 브랜드만 빌려주는 격이죠. 삼성전자로서는 갤럭시 A와 S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안타깝게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모두 다 갤럭시일 뿐입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효도폰도 이 문맥을 벗어나기 힘듭니다. 행여라도 아이폰을 사용하는 3,40대가 부모님의 효도폰을 세팅해주다가 느리고 직관적이지 않은 UX 등을 경험하면 '삼성은 아직 이 수준인건가'와 같은 한숨 섞인 체념이 나오기 십상입니다. 아이폰의 경쟁모델인 S는 충분히 성능이 입증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효도폰 역시 갤럭시인 겁니다. 젊은 사람들 쓰는 아이폰이 아니라 '나이 든 사람이 쓰는 갤럭시'를 쓰고 싶지 않은 젊은 실버 세대의 인식도 점차 확산 되고요. 이러한 브랜드 인식은 삼성으로서는 여러모로 진퇴양난입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결국 시장 확보와 매출 견인을 이유로 '후진 갤럭시' 이미지를 안고 가고 있는 꼴이죠. 구형 아이폰 모델은 그나마 가격이 저렴하지만 감시 용도의 아동 전용 앱설치를 애플이 허용할리 만무하고요. "백만원이 넘는 아이폰을 사줘야 되는 부모의 현실을 너가 알어?"라면 저는 일단 모릅니다만, '기껏해야 애들 손에 쥐어주는 휴대폰'정도로 치부하는 건 지금 부모 세대의 생각일 뿐이죠. 지금의 아이들에게 그것은 사회고 미디어고 도서관이고 오락의 전부인 겁니다. 기술이 이렇게 되어버린 세상의 진화를 탓하려면 어쩔 수 없고요. 지금 부모 세대는 그 나이 때에 미래를 밝혀줄 물건이라며 백만원이 넘는 컴퓨터를 부모님으로부터 제공받지 않았나요? 지금의 스마트폰은 부모 세대의 컴퓨터 보다도 수십 배 더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물건입니다.
삼성전자는 이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고 성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대용량 냉장고 시대로 넘어갈 시기에는 비싸고 시끄러워도 미국산이나 유럽산 양문형 냉장고가 인기를 차지하고 있었죠.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는 가전으로는 이미 견고한 입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도래하는 프리미엄 양문형 냉장고 시대에 외산 브랜드와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아니 사실상 해당 분야에서는 잠식당할 판이었죠. 삼성은 1997년 지펠(Ziepel)이라는 이름의 프리미엄 냉장고 브랜드를 냅니다. 처음에 소비자들은 지펠을 삼성이 수입한 해외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했습니다. 삼성이 수입했으니 서비스도 좋을 거라 예상했고요. 삼성은 당시 삼성전자의 이름으로도 냉장고를 내고 있었습니다만 지펠은 그를 상회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죠. 지펠이 삼성전자의 브랜드라는 것을 모두가 인지하게 되고 나서도 성능에서 GE 같은 제품들을 넘어서고 있었기에 소비자들은 신뢰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삼성은 아직 지금과 같은 글로벌 1위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없었기에 가능한 시도였을까요? 예나 지금이나 국내에서 삼성은 삼성이었고, 오히려 경쟁이 심한 필드에서 삼성전자를 더 각인시키기 위해서라도 기업 이름을 브랜드 이름으로 포기하기란 더 어려운 선택이었을 겁니다. 삼성전자는 당시 냉장고 분야에서 인지도를 새로 쟁취해야 했기 때문에 사실 지펠이 이룬 국내형 양문형 냉장고 기술을 삼성전자 브랜드에 그대로 잘 적용했더라도 어쩌면 승산이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갤럭시는 그때의 삼성 냉장고와 달리 다양한 연령층에서 인지도 하락을 보이고 있고 그것이 전체 브랜드의 신뢰까지 영향을 끼치는 더 중차대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에어조던도 처음엔 나이키 농구화의 제품 라인에 불과했고 이어 서브 브랜드로, 이제 독립 브랜드로 서 있습니다. 서브 브랜드는 보통 획기적인 실험을 하거나, 특화된 대상에 호소하기 위해 설립하는 경우가 많죠.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로 서브 브랜드를 낼 때는 기존 브랜드가 대중화 되어 놓칠 수 있는 품질과 가격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소비자를 타기팅할 전략으로 사용됩니다.
이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대중화 이후 고급화로 확장이 빈번한 패션 브랜드에서 많이 발견되는데요. H&M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COS, ZARA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Massimo Dutti... 우리나라 패션 브랜드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신성통상의 ZIOZIA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AND Z와 같은 브랜드가 있죠. 반대로 명품 브랜드에서 대중화를 위한 역전된 서브 브랜드 설립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식품 중 '동원'하면 여러분은 무슨 제품이 떠오르시나요? 아무래도 동원참치겠지요. 동원참치는 출시 후 40년 째 이 분야에서 1위를 지켜왔습니다. 일년에 2억 캔 이상씩 팔린다고 합니다. 그럼 '덴마크 드링킹 요구루트'는 아세요? 덴마크 우유와 덴마크 치즈로도 유명하죠. 이 덴마크라는 브랜드가 동원F&B의 서브 브랜드인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꽤나 많습니다. '동원 드링킹 요구르트'... 뭔가 쉽게 유제품 이미지로 결부시키기가 어렵죠. 아무래도 동원참치라는 막강한 브랜드 인식이 크니까요. 다른 카테고리로 진입할 때 해당 카테고리에 특화된 브랜딩으로 서브 브랜드를 만들어 공략하는 일은 흔합니다.
"기존 브랜드가 대중화 되어 놓칠 수 있는 품질과 가격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소비자를 타기팅할 전략으로 사용됩니다."
또 시장 진입을 위해 서브 브랜드를 구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북미에서 싸고 연비 좋은 일본 자동차 이미지의 도요타가 고급 세단으로 미국 시장에 새로 진입하기 위해서 렉서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필요했죠. 이후 도요타는 미국에서 렉서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크게 성공합니다. 이후에 자국 뿐 아니라 글로벌에 이 브랜드 전략을 그대로 이식시켰고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에게 렉서스는 좋은 롤모델이었습니다. 제네시스 역시 렉서스와 같이 해외시장 활로 확대의 목적이 컸습니다만 제네시스는 소비자 스펙트럼에 따른 상품 급을 나누는 역할이 더 주요했지요. 당시 렉서스가 북미에서 성공할 땐 소비자들은 렉서스가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걸 잘 몰랐습니다만 제네시스는 출시 때부터 현대자동차의 럭셔리 라인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인지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해외에서 꾸준히 높은 판매량을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모델이 '가성비'가 높은 구매 이유로 나타났구요. 조금씩 성능에 대한 입지가 굳어지고 있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런 인식은 아무래도 오래 걸리는 일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전기차 시장도 막 도래하고 있었죠. 그래서 기존 현대자동차를 '가성비'로 꾸준히 잘 판매하면서도, 높은 기대 가치를 가진 소비자를 겨냥한 고급 라인을 제네시스라는 서브 브랜드를 통해 공략합니다.
"각 소비자 스펙트럼에서 브랜드 가치 저하가 없도록 서브 브랜드를 창출하는 겁니다."
갤럭시도 어찌보면 이와 비슷한 형국입니다. 해외에서 판매량이 얼마나 컸냐는 건 결국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거대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몇 년 사이 삼성의 점유율은 꾸준히 하락했습니다. 물론 중국을 제외하고도 동아시아 국가나 인도는 커다란 시장이죠. 이 시장을 가져가야 하는 건 자본 기업으로서 당연히 노림직한 일입니다. 갤럭시는 일련의 개발도상국들에서 다양한 레벨의 제품을 판매해왔고, 삼성이라는 브랜드 인지도도 있지만 당연히 가성비의 구매 이유를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시장에서 1,600~2,000달러 짜리 스마트폰을 팔긴 쉽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가성비로 승부할 경우 중국 브랜드들과의 경쟁은 더더욱 첩첩산중입니다.
인도나 베트남이건, 국내 키즈폰이나 효도폰이건 갤럭시를 꾸준히 잘 파는 겁니다. 해당 시장에서는 나름대로 삼성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그 상위 시장에서라면은 지금으로선 갤럭시 일변이 꼭 좋은 선택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갤럭시S, 갤럭시Z 와 같은 플래그십 모델은 갤럭시라는 브랜드의 후광을 입기 보다는 이 대상에게는 보편적이고 가성비 좋은 즉, 부정적인 인식이 전이되기 십상이죠. 삼성이 서브 브랜드, 요컨대 갤럭시 보다 상위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낸다고 해도 제네시스와 마찬가지로 '삼성'을 잘 인식시키면 됩니다. 갤럭시라는 브랜드 이미지의 스펙트럼이 넓어질수록 코어 타깃은 흐려지고 전반적인 인식은 하락하기 마련이죠. 이때 지켜야할 유산은 갤럭시가 아니라 삼성일테고요. 그래서 각 소비자 스펙트럼에서 브랜드 가치 저하가 없도록 서브 브랜드를 창출하는 겁니다.
정작 현실에서 기업들이 서브 브랜드를 낼 때의 인식은 브랜드가 노후했다고 생각할 때입니다. 로고도 바꾸고 컬러도 바꾸고 상품 패키지도 바꾸면서 노후함을 갱신하려 각고의 노력을 하다 서브 브랜드를 내는 지경에까지 이릅니다. 노후했더라도 기존 브랜드의 소비자군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거든요.
"서브 브랜드는 기존 브랜드의 노후화를 대체할 대체재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지루해하니까, 그래서 노후했다고 생각하니까? 그냥 확실치 않은 시장의 니즈를 반영한 브랜딩을 지루한 제품을 통해 계속 냈던 건 아닐까요? 식상해서 다른 걸 써보고 싶어 한다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걸 써보고 싶어' 하는 것에만 집중하지 '식상해진다'는 것은 당연한 관성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찌가 식상한가요? 바나나맛 우유가 식상한가요? 구찌도 식상해졌고 그 보다 더한 위기와 부침이 많았습니다만 영화로 나올 수준의 격변을 거치며 구찌를 식상하지 않은 것으로 재편해냈습니다. 바나나맛 우유는 계속 그곳에 있었던 것 같지만 계속 그렇게 유지되지 않았습니다. 사라질 뻔한 위기도 있었고요. 하지만 지금 현재 거의 아무런 변형 없이 그대로 존재합니다. 서브 브랜드는 기존 브랜드의 노후화를 대체할 대체제가 아닙니다. 기존 브랜드의 수술이 필요하다면 그것이 과감하고 혁신적인 수술이어야 할 것이고, 서브 브랜드는 더 명확한 대상을 위한 명확한 가치 전달을 위해 감행되는 전략이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당분간 삼성전자는 전세계에 갤럭시를 팔아 여전히 수익을 잘 낼 겁니다. 숫자를 포기하기란 팔다리를 잘라내는 것 만큼 고통스러운 일이겠지요.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라는 것도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지금까지 갤럭시로 만든 매출의 방법론이 이미 갤럭시를 좀 먹어 들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암세포처럼 말이죠. 암세포가 잔뜩 퍼지고 나서야 절치부심으로 갤럭시의 팔다리 다 자르고 환골탈태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때는 가히 상상할 수도 없는 걸 치뤄야 할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갤럭시를 포기하라는 게 아닙니다. 갤럭시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더 없이 가치있는 스마트폰 브랜드입니다. 다만 너무 많은 대상에게 보편적인 제품이 된 경우, 경쟁사가 상위 레벨에서 워너비 모델로 특정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미래를 담보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죠. 이미 전세계 10대, 20대에서 이 편향은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삼성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를 분리하는 게 어떨까요? 갤럭시와 아이폰의 싸움이 아니라 삼성과 애플의 싸움임을 다시한번 숙고해야 할 것입니다.
아이폰으로 찍은 뉴진스의 ETA에서 유독 이 가사 부분이 귀에 걸립니다. "답답해서 그래~"
앤드류와이어스
김해경